생존 경쟁에서는 타인을 관찰하지만, 삶의 경쟁에서는 자신을 관찰한다.

이 블로그를 통해 저 스스로 저를 더 관찰하고자 합니다. 저의 '생각과 행동', 사진을 통한 일상의 기록 '안단테 : 조금 느리게', 뜻을 이루는 과정의 기록 '기업과 투자' 세가지 분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과 행동

관찰하고, 뜻을 찾아, 설명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의 흐름과 행동 양식을 기록하고, 그 모든 것이 시작되는 근원을 밝히고자 <생각과 행동>을 만들었습니다.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이 순간 숨쉴 수 있고, 하늘을 느낄 수 있으며 디딜 수 있는 땅과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제 일상의 기록을 <안단테 : 조금 느리게>로 공유합니다.

기업과 투자

큰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 정말 즐겁고 멋진 일입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정진해나가는 현실의 디테일을 <기업과 투자>에 기록합니다.

어느 인터뷰

깊이 고민하고, 긴 시간에 걸쳐 정성들여 답변했던 한 인터뷰 글을 소개합니다.

왜? 사는가?

강연, 투자, 프레지 제작, 외국어 학습법 등 현재의 업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는 글 모음입니다.

강연 영상

토크 콘서트 화통과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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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을 떠나 보내며

2018.07.27 14:16 생각과 행동

중학 교과서에서 '의원내각제에서는 국회 해산이 가능하나 대통령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보고 '아..그렇구나' 했는데, 국회가 해산되는 걸 본 어린 노회찬. 배움과 현실의 다름에 충격을 받았던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유신반대투쟁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정치 입문을 했다고 말한다. 떠나간 그의 등을 보며 한없이 부끄럽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학급의 반장이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반장을 희망한 적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리더십도 없고,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배려심도 수준이 떨어져 오히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리더라는 자리는 여전히 내 역량과 안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학년 내내 학급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는 이유로 나는 선생님께 등 떠밀리듯 반장이 되었다. 민주주의와 선거의 의미를 모르진 않았다. 정의로운 판단이 무엇인지 배워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인간 보다는 성과를 내는 인간이 되기를 선택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다. 그간에 몇번이고 더 그런 타협이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내 삶에서 구호로만 그쳐 왔던 이 말이, 남들도 타협하며 살거야 생각하며 영혼 없이 올려다보던 이 말이, 떠나간 그의 등 뒤에선 영원의 영혼처럼 빛나니. 나는 한없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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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 넥스트 기초 활용법 동영상 강좌 + 현실남자 현실프레지

2017.09.17 11:07 기업과 투자

몇달 전 레지가 프레지 넥스트(Prezi Next)로 업(옆)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에 친숙한 프레지는 프레지 클래식(Prezi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레지 넥스트의 눈에 띄는 변화로는


01. 마우스 스크롤을 이용한 화면 네비게이션이 필요 없게 되었다 (프레지 클래식을 배우는 어르신들이 가장 불편해하던 점 중 하나였던지라 다행이기도..)

02. 패스가 사라졌다 (그래서 클래식을 익숙하게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당혹스럽다)

03. 등장하기(fade in) 뿐만 아니라 사라지기(fade out)이 애니메이션으로 추가되었으며, 줌인(zoom in) 기능 또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게 되었다

04. 특정 화면을 줌인(zoom in)했을 때 주변의 다른 오브젝트들은 자동으로 사라진다(fade out)

05. 더이상 벡터 이미지(.swf)를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프레지 클래식 작업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이미지 소스들이 한 순간에 모두 필요 없게 되었다..)

06. 무료 계정에서 쓸 수 있는 기능들이 대폭 축소 되었다(-_-)


등등 입니다.


이에 프레지를 사용하는 분들께 프레지 넥스트의 기본 활용법을 알려드려야 할 필요성을 느껴 동영상 강좌를 준비했습니다.

아래 이미지 또는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재생 목록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트루부로쇼(TruBroShow)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제 채널도 많은 구독 바랍니다!


최근은 운동 영상 시리즈로 <현실남자, 현실운동>을 꾸준이 업데이트 중이며 앞으로 현실남자의 <현실 요리>, <현실 외국어>, <현실 기타> 등 제 일상을 중심으로 한 컨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할 계획입니다.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우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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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4 15:25

    비밀댓글입니다

  • 2018.01.17 20:58

    비밀댓글입니다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아내가 쓴 출산 후기

2017.04.03 22:35 안단테 : 조금 느리게

2017년 2월 10일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세상에 태어나다





아내가 맘스홀릭 카페 쓴 출산 후기




3.48kg로 아기 건강하게 자연분만으로 만났어요. 궁금한거 있음 #맘스홀릭 카페에 물어보고 검색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이렇게 #출산 #후기 써보네요. 편하게 음슴체? 반말로 써볼게요 !



2.8

아침에 이슬이 비침. 이슬이 어떻게 생긴걸까 싶었는데 콧물같은 점성의 투명한 분비물에 간혹 분홍색을 띠기도 함. 이랬는데 보자마자 아 이게 이슬이구나 싶었음. 하루 종일 내내 싸르르한 느낌이 있었지만 전혀 간격이 일정하지도 않았고 생리통 정도의 느낌이라 저녁엔 근처 동네 친구들 만나러 가서 삼겹살도 먹음. 그 친구들 아가 태어나서 강제로 못본지 이제 거의 한달 되어 감. ㅎㅎ 안녕 잘 지내니 사실 삼겹살 먹을때 종종 배아팠어



2.9

잠들기 전부터 조금 배 아픔이 심해졌다 싶긴 했는데 새벽에 배가 잠이 깰 정도로 아파서 잠이 깸.


그래서 아 왠지 오늘 내일 낳겠구나 라는 느낌이 와서 39주가 되도록 제대로 싸놓지도 않았던 출산 가방을 싸기 시작함. 아기 낳고 나면 샤워 못한다기에 따뜻한 물에 오랫동안 샤워도 함. (모두모두 샤워하고 가세요. 조리원가서 샤워하고 싶었는데 조금만 참으라고 하셔서 갑갑했어요 ㅎㅎ)


그러다 아침이 되어 남편이 깸. 만삭사진을 제대로 안찍었었어서 이러다간 만삭 사진 못찍겠다 싶어, 진통을 느끼며 남편이랑 집에서 만삭 촬영을 함 ㅋㅋㅋㅋ 자세 잡고 찍다가 아 잠깐만.. 이러고 침대 잡고 있다가 다시 찍고. 아기 태어나면 바쁠 것 같아서 진통을 느끼며 사진 보정도 했음.


사진도 찍고 할 만 했던것이 새벽에는 진통 간격이 거의 규칙적으로 6분 이었는데 점차 늘어나기도 하고 줄기도 하고 아침이 되니 살짝 불규칙해짐. 아픔의 정도도 생리통이 그다지 심한편이 아닌 내가 느꼈던 가장 심한 생리통 정도의 수준 ??


오후가 되니 진통 간격이 6분 정도로 조금 규칙적이어짐. 그런데 헷갈렸던게 진진통은 규칙적이고 매우 아프다그랬는데 너무 참을만해서 이 정도 아파도 진진통인가? 싶었음. 규칙적인것 같다가도 중간중간 진통간격이 길때도 있었고.. 그래서 두시쯤 돈가스를 먹으러 감. 역시 먹다가 아 배아파… 쉬고 다시 먹다 쉬고. 매운나베돈가스 먹을걸 그랬음. 아기 태어나니 매운거 못먹음


오후 네시쯤 되니 진통 간격이 확실히 규칙적이 된 것이 보임. 초산일 경우 진통 간격 오분 미만이면 병원에 오라고 들었는데 병원에 별로 일찍 가고 싶지 않았음.


자연주의 출산을 너무 막달에 알아 더 준비하거나 공부하지 못해 시도하지 못했지만 자연주의 출산의 취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음. 히프노버딩 책도 읽고 자연주의 출산을 하진 못했지만 출산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갖는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음. 진통을 하는 시간이 고통스러운 시간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출산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으면 했고 진통도 내가 마음이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히 진통을 겪고 싶었음. 그래서 집 안에서 좋은 노래도 틀어놓고 조명도 예쁘게 해놓고 견딜만할때까지 견딤. 




출산 전 진통기록 앱 다운로드 받아두면 유용해요!



- 여덟시 반

그러다 진통 간격이 이분이 되었을때 ( 저녁 여덟시 반쯤 ) 병원에 감. 사실 삼분 정도 됐을땐 병원 가고 싶었는데 마지막 저녁식사 든든히 하고 가려고 배달음식 시킨것이 계속 안왔음. 삼분 미만으로 진통 간격 줄었을땐 아 병원 가야되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진통할때 밥 안먹음 기운 없을 것 같아서 쫄면과 김밥을 기다렸다가 먹고 감.






-아홉시


병원에 가서 내진을 하니 3센치 열려있어서 바로 입원을 함.


무통을 맞을거냐고 간호사가 물어보셨는데 안맞아도 될 것 같다고 대답했음. 그랬더니 간호사가 초산이시냐고 초산이면 맞아야한다그래서 조산원엔 못갔지만 나혼자 자연주의 출산을 지향했던 마음이 흔들림. ( 일반 산부인과지만 원장선생님이 자연주의 출산 신념을 갖고 계신 분이었는데 근무하는 분들은 조금 다른 것 같았음 ) 무통을 안맞겠단 의지가 강력한 것은 아니었어서 남편과 고민하다가 간호사의 강력한 추천에 무통을 맞기로 함.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무통을 안맞아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안맞겠다는 마음이 강력하진 않았고 아무래도 처음이라 무서웠던 것 같음.


병원에 입원했다고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림.


무통관을 새우등해서 꽂고 진통이 심해지면 무통 넣어주겠다고 했음. 진통 간격이 이젠 측정을 못할 만큼 짧고 규칙적으로 옴. 그런데 계속 참을만한 정도의 고통이어서 나중에 온다는 극강의 진통이 올때 무통 맞으려고 계속 참음.. 그때 맞았어야 했던 거였음. 어느 순간부터 이젠 소리를 못참을 정도의 진통이 와서 무통을 놔달라고 했음. 남들은 무통 천국이라는데 그다지 천국 같진 않은거임. 수치가 99를 찍을때 무통 맞기 전보단 확실히 좀 덜 아픈데 50~70 정도 수치일때의 고통이 계속 느껴졌음. 친정 부모님이 한시간 반 거리 달려오셔서 함께 있다가 밤이 되어 부모님은 입원실에 가서 쉬시라고 함. 무통을 맞았는데 아프다고 간호사분께 말씀을 드리고 화장실에 갔는데 피가 나와있었음. 내진을 하니, 바로 지금 애 낳아야겠다고 하심. 내가 진진통을 너무 어마어마한 극강의 고통이라 생각해서 아, 출산 직전엔 더 어마무하게 아플것다 하며 계속 혼자 참고 있었더니 이렇게 진전된 줄 몰랐나봄. 나도 몰랐음. 그래서 처음 병원와서 내진하고 애 낳기 직전에 내진, 딱 두번 함.




2.10


갑자기 바쁘게 뚝딱뚝딱 가림막 같은게 들어오고 간호사가 세분 되고 침대가 분만침대로 변신하고 바빠짐. 뭔가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태여서 간호사 분에게도 전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됐는데요? 함. 호흡하라하고 진통이 올때 힘을 주라고 함. 그래도 시키는대로 했음. 진통이 올때 두세차례 정도 힘을 줬던 것 같고 그렇게 진통이 몇차례 오고 나니 어느새 원장님이랑 잠시 나가있으라했던 남편이 들어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힘을 주는 동안은 숨을 참고 그 다음 숨을 내쉬는데 중간에 잠깐 아 나 이거 못하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음. 힘 주기가 힘들었는데 그렇다고 이게 힘을 안주면 끝나는 거나 피할 수 있는게 아닌지라.. 힘을 줘야 이게 끝나니까 힘을 줬음. 내가 숨을 참고 힘을 줄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참고 더 힘을 줘야하는 것 같음. 한계보다 더 힘을 주니까 응애 하고 아가가 태어남.


진통하며 힘을 준 시간은 이십분이 안넘었었어서 순산이고 간호사들에게 칭찬도 받았음. 내가 생각하기에도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데 이 정도 고통이면 참을 수 있을만한 고통인것 같음. 그런데 또 내가 살면서 이 정도의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나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님. 깁스도 한번 안하고 어디 꼬맨적도 없었는데 내 인생 겪은 고통 중에 제일 큰 고통이긴 함. 근데 그래도 각오했던것보단 참을만한 정도 ??? 이정도면 낳을만한데 ?싶음. 그래도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진 않은 그런..


아 그런데 회음부 절개는 안했지만 찢어져서 후처치를 하는데 그게 너무너무 아팠음. 애 낳을때도 안울었는데 그때 울었음. 그때 계속 아파… 아파.. 하면서. 아가를 배 위에 올려주고 후처치를 하는데 아가가 귀엽긴한데 좀 무거운데.. 하는 생각이 들만큼 후처치가 아팠음 ㅠㅠㅠ 후처치 아프단 후기는 많이 못봐서 각오를 단단히 안해서 아팠나 어쨌나는 모르겠음.



끝 !


지금은 산후조리원도 나오고 집에서 아가랑 잘 지내고 있어요! 자연주의 출산은 못했지만 히프노버딩 책 읽었던 것이 출산 앞두고 마음가짐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사람들이 긴 시간 아가를 낳고 살아왔고 나도 잘 낳을것이다! 생각하고 큰 두려움을 갖지 않았었는데 그러다보니 초산인데 마음 편히 아가 잘 낳은 것 같아요. 고통이긴한데 참을만한 고통이니 마음 편하게 먹으시면 좋겠어요 :) ㅎㅎㅎ 아가바보가 되었으니 아가 사진 잔뜩과 함께 뿅… 모두 십오분만 힘주고 아가 낳고 순산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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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렬 2017.07.04 14:30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예전에 파주 한빛고에서 강의 의뢰했던 김경렬이라고 합니다. 잘 지내시죠? ^^

    제가 작년에 안성으로 탈북학생들을 가르치려고 내려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마음과 달리) 정말 오랜만에 (^^;;;) 이곳에 들어왔네요.
    에너지를 받으러 왔다가 좋은 소식 듣고 몇 줄 남겨요.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정말 축하드립니다. 완전히 다른 세상을 또 만나셨네요~! ^^ (짝!짝!짝!)
    항상 멀리서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에도 공감하구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입니다 ^^

    • BlogIcon Doer Ahn 2017.09.17 10:36 신고

      선생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탈북 학생들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셨군요! 저도 초대해주시면 늘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댓글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파이팅입니다! ^^

  • 2018.01.17 20:56

    비밀댓글입니다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가 들어왔다. 받을까 말까.

2016.08.16 21:02 생각과 행동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가 들어왔다. 수락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거의 매일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또는 코칭을 하면서도 정작 프레젠테이션 '방법론'에 대한 강연은 해본 적이 없다. 10번에 걸쳐서 비결을 알려달라는데. 해본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돈을 받고 하는 일인데 잘하지 못한다면 아니함만 못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속에서 어떤 야성의 소리가 으르렁으르렁대는데.. 으르르르렁...나는 할 수 있다... 으르러러렁...나는 최고다... 으르릉....그렇게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는데, 프레젠테이션 방법론을 못 가르친다는 게 말이되냐...부끄럽지도 않냐...으르르러렁....너 솔직히 살면서 너보다 프레젠테이션 잘한다고 느낀 사람이 10명도 안되잖아...으르렁...마음 속에 그런 잘난 척이 있으면서 정작 남에게 가르쳐 줄 용기도 없다는거야 뭐야..으르러러렁..킁....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에도시대 검객이 있다. 그는 최고였다. 하지만 후대에 와서 그를 기억할만한 사실은 별로 없다. 왜냐. 그는 독고다이 검문법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이렇다 할 비서(秘書)도 남기지 못했고, 당연히 체계적으로 후학을 양성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그의 이야기는 전설로만 구전될 뿐이다. 혼자서 요시오카 일문 70명을 베었다더라..아니 80명이라던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보다는 좀 적지 않았을까.. 미야모토 무사시. 찬란했던 실력으로 인해 수백년 이야기 속에는 실재하지만, 고독했던 성향 탓에 후세 검객들의 유전자에는 실존하지 않는다. 반면 동시대 검객에는 이토 잇토사이, 야규 세큐슈사이 등 뛰어난 인물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사후에도 여러 후학과 종파를 통해 남게 되었고, 그들의 비기(秘技)는 현재까지도 일본 각지의 검도장에 실존한다.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살아왔다. 추구함에 정신을 쏟아붓고, 멈춰남김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늘 갑자기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를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것인가.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가. 괜찮은 것 같은데. 지금처럼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깨달음을 몸에 담아, 새로운 방식의 프레젠테이션에 도전하는 삶.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다. 그러니 괜찮지 않나. 이대로도. 그래. 무사시처럼 살아도 삶은 행복하다. 눈에 보이는 뭔가를 남기지 않는다고 불행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행위에 충만한 감정을 느낀다면, 예술이라 느낀다면, 이 순간은 그 자체로 영원하다. 누구도 모를 나만의 즐거움. 굳이 변할 필요가 있을까. 이대로도 괜찮아. 이대로도 괜찮아. 이대로도 괜찮아..라며 의식이 메아리를 쳐대지만, 동시에 프레젠테이션 강연 의뢰를 받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원칙으로의 회귀. 클래식한 생각.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함께 잘 살아보자고 하는 일 아니던가. 나와 같은 형태의 규율, 유사한 수준의 태도, 지내왔던 과정을 공유하는 누군가를 키워낸다면 그 또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그들이 또 거기서 발전해 나와 다른 형태로 진화해나간다면 - 예컨데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업가 뿐만 아니라 가정 주부, 장애인, 편의점 알바생, 어린이, 예술가, 사회 활동가 등이 등장할 수 있게 된다면, 무언가 좀 더 소름끼치지 않나!






몇달 전 처제가 사준 일본 라면을 먹고 너무 맛있어서 라면 매뉴얼을 찬찬히 읽어 봤다. 


1983년 하카타 잇푸도 1호점 개설. 이후 우리는 일관성있게 '맛'을 깊이 연구해 고객이 만족하는 가게를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변하지 않는 맛. 그를 위해서는 늘 맛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기본기는 변하지 않되, 고객의 미각에 있어서는 맛있다고 느껴질만한 맛을 늘 한발 앞서 내놓는 것이야말로, '맛있다'고 불리우는 비결이 아닐까요. 변하지 않기 위해, 계속 변한다. 이것은 잇푸도의 신념입니다.




'변하지 않기 위해, 계속 변한다.(変わらないために、変わり続ける)'




!




그래, 


내 본질 안에서

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딛고

계속 변해가자. 


그것이야말로 진정 변하지 않는 자세일진저!





#10회에_걸친_프레젠테이션_강연_수락









깊이있게 놀자

대담하게 하자

 자기답게 살자 

 우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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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Comments 8

  • 2016.12.06 20:14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1:33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7 00:07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1:34

      비밀댓글입니다

  • 2016.12.08 15:39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Doer Ahn 2016.12.12 20:46 신고

      우왕~ 감사합니다! '올바른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한가지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저역시도 여전히 궁금하며, 탐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찾는 과정에서 인생에 의미가 있고, 인생의 순간순간에 주어진 소중한 발견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인생의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성고 파이팅!

      - 라고 썼습니다^^

  • 2016.12.20 22:18

    비밀댓글입니다

  • 2018.01.17 20:55

    비밀댓글입니다

소년원에 다시 가고 싶다. 아이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

2016.08.11 21:09 생각과 행동




2016.08.10. 한길정보통신학교 앞에서




한길정보통신학교. 분명 강의하러 간 곳은 학교였는데, 넓은 주위를 둘러 2중으로 철조망이 쳐져있더라. 학교라서 학생들 만날 생각만하고 왔는데, 당도한 곳에서 높고 날카로우며 분단의 상징같은 철조망을 먼저 만나니 간담이 어스라해지고. 바로 몇 분전까지 오름 너머 오름이 병풍처럼 연출하는 제주 중산간 도로의 장관에 연신 감탄하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다른 세상에 다다른 것 같은 뜻밖의 충격에 주위를 빙빙 둘러 운전하며 한참 사색에 잠겼다. 


학교 본관. 출입시 법무부 직원이 지문을 찍어 철창을 열어줘야 드나들 수 있었다. 복도 좌우로 천주교, 기독교, 불교 세 종교가 어떤 표어도 없이 교명만을 간판으로 걸어놓고 나란히 같은 양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셋 모두 불을 끄고, 침묵하며 - 현실 세상에선 보기 어려운 풍경인데. 조금 걸어가자 왼쪽으로 이발소가 나왔다. 이제 막 빡빡 민 민둥머리에 흩붙은 머리카락을 툴툴 털어내는 거체의 근육이 양팔 문신과 함께 우락꿈틀부락하더라. 아. 뭔가 다르다. 


철창 안 복도의 또 다른 철창과 복도. 불안과 두려움의 앞으로 나란히. 여기에 정말 18세 전후의 아이들이 살고 있단 말인가. 철창 너머에서 짙은 땀내음이 섬지역 특유의 밀도 높은 습기와 너울섞여 스며나왔다. 왠만한 상대라면 무엇이라도 그 무게로 짓눌러버릴 것 같던 습한 공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폐쇄된 동굴을 울리듯 쩌렁쩌렁 목소리가 관통해나왔다. 거칠고 앙칼진 듯하지만 결코 세월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그대들의 목소리. 하루가 지난 지금도 선명하누나. 제주 소년원 아이들 목소리.


나는 어린시절 늘 소년원에 감직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대상이었다. 싸움을 하면 대부분 졌고, 따라서 울면 늘, 거의, 먼저 울었다. 깡다구가 없고 심약해 짝지가 학기 시작할 때 그어 놓았던 긴 나무 책상의 중간선을 좁혀와도 저항하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 양아치가 자기 숙제를 대신 하라고 강제하면 분하고 억울해하면서도 그 숙제를 해주었고, 복도를 걷다가 양아치가 내 팔을 창문틀에 끼워놓고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해도 따로 저항은 하지 않고 그저 수업시간 종이 울려 그 고통이 끝나기를 바랬을 뿐이다. 같이 학교를 다니는 두살터울 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일렀다가 걔네들 형한테 우리 형이 맞을까봐 혼자 속만 썩었다. 글로 적다보니 여러가지 이벤트가 생동감있게 마음을 살아때리어 차마 더 적어나갈 수가 없다. 나는 소년원에 감직한 아이들의 피해자였다.


영재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면 살아온 길이 엇비슷해서 그런지 서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상승조합의 마무리를 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낯설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정반합. 우리는 어떤 합에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떤 합의와 그 너머의 감정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연단에 서 마이크를 잡는 순간까지 품었던 것 같다. 이후의 발언은 거의 무의식에 가까웠는데, 그 모든 내용을 이곳에 기록으로 남길 수는 없다. 그것은 내 육성을 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산문이 아닌 시로 쓰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시를 적을 자질이 없다. 그래서 아직은 육성 뒤에 숨고 싶다.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 하나 자지 않고, 경청해주고, 여러 번 크게 웃어주었으며, 기립 박수 수준의 박수를 쳐준 아이들을 보며 어린시절 나 살던 모습이 울컥 떠오르더라. 그 좁디좁은 하늘이 전부인 줄 알았던 너와 나의 좁디좁은 어린 시절.


왜 좀 더 일찍 화해하지 못했을까. 다시 돌아간다면 화해할 수 있을까. 소년원에 다시 가고 싶다. 아이들과 더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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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정리 : 인생의 점, 선, 면에 대하여

2016.06.07 14:33 생각과 행동





어느 날 페이스북 담벼락에 흐르는 지인의 글 중 캡처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전적 에세이로 출간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의 한 페이지였는데,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장편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 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되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지 때문입니다. 쓸 수 있을 때는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임카드를 찍듯이 하루에 거의 정확하게 20매를 씁니다. ... 소설가란 예술가란 예술가이기 이전에 자유인이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자유인의 정의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


온몸에 전기가 흘렀다. 하루키의 마지막 정의에 따르면 난 분명 자유인이긴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해오며 살았으니. 하지만 나의 자유는 하루키의 자유와 질감이 다르다. 무엇이 다른 걸까. 자유와 방종의 차이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그것은 내 의식이 A, B, C 중 무엇을 취사 선호하는지를 안다는 것과도 같다. A, B, C 중 무엇은 좋고, 무엇은 그저 그렇고, 무엇은 싫다면.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다면, 나에겐 그 말을 뒷받침할만한 축적된 경험 또는 이성적 잣대가 서 있다는 말 일터.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나의 의식, 경험'과 상관관계가 있다. 이 판단은 철저히 나라는 사람의 관점을 필터로 삼기 때문에 나를 일인칭으로 치환한 '점'의 함수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때를 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때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간의 함수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으로 관계의 함수와 더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방귀를 뀌고 싶은 사람 중 뀌고 싶은 시간 때를 고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꼭 방귀는 아침에만 뀌어야겠어!라고 선언하는 사람 따위 없지 않겠는가. 방귀를 뀔지 말지 고민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타인이 곁에 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12시 땡하면 점심 식사를 하는 건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때라서 선택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사회적 관계 안에서 그때 다같이 먹는 게 낫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이다. 만약 자유롭게 때를 선택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사람과 배고플 때 먹으면 될 터. 나아가 이 관계는 사회적 관계 뿐만 아니라 자연물과의 관계까지를 포괄해야 할 것이다. 솨아아 빗소리 울려 퍼지는 밤에 뭔가 시작하고 싶을 수도 있고,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보며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 새벽 이슬 내음을 맡으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 모습에서도 자연과의 관계를 더듬어 찾아볼 수 있다.


좋아하는 때를 안다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다. 따라서 이것은 나와 너의 함수, 즉 '선'의 함수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을 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방식이라는 것은 행동이다. 행동은 반드시 변화를 일으킨다. 걸음을 떼면 위치가 변하고, 눈을 돌리면 관점이 변한다. 변한다는 것은 새로운 자극이 다른 자극을 밀어낸다는 의미로, '마찰'을 의미한다. 점과 선은 움직여도 마찰을 일으키지 못한다. 마찰과 변화는 오로지 점과 선이 뭉쳐 면이 되었을 때 일어나는 것이다. 마찰이 있는 곳엔 반드시 변화가 있고, 변화가 있기 위해선 반드시 마찰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좋아하는 방식을 안다는 건 온갖 마찰(게으름, 주위의 반대, 환경적 여건 등)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고 즐거이 추진할 수 있는 나의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좋아하는 방식을 안다는 건 '마찰, 도전'과 상관관계가 있다 하겠다. 이것은 그 근본이 마찰이므로 '면'의 함수에 해당한다. 


정리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한다'는 것은 나라는 인간의 점(자아), 선(관계), 면(마찰/도전)을 깨닫고 있다는 것과도 같다. 즉, '자유롭다'는 것은 의식과 경험이 축적된 한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른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도전적 행동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 말을 쉽게 하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때에 좋을 대로 한다'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과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갓난아기에게 어른들에게 말하는 의미로 '자유롭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반대로 방종스럽다는 것은 무엇인가. 방종에는 의식과 경험이라는 필터가 없다. 그냥이라는 관성이 있을 뿐이다. 방종에는 남과의 관계가 없다. 꼴리는대로의 마성이 있을 뿐이다. 방종에는 도전이 없다. 될 대로 되라지 자포 상태만이 있을 뿐이다. 


아..그런데 하루키의 글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이 살아온 지난 내 세월이 시나브로 관성에 젖어, 아집에 파묻혀, 더 이상의 새로움 없이 흘러만 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나에게 미안하다. 자유로운 상태를 아무 생각 없이 방치했을 땐 방종이 되기 쉽다. 너무나 쉽게 부패하고 썩는 것이다. 그러나 방종의 상태를 자유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려면 계속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화분에 햇살을 주듯이. 물을 주듯이. 나는 누구인가. 나와 너는 어떤 관계인가. 나와 너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내 인생의 점, 선, 면을 다시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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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동안 일상의 기록을 남기다

2016.06.06 16:07 안단테 : 조금 느리게

아내와 독서 캠핑을 떠났던 어느 날







자축할 일이다. 매일 일상 기록. 천일을 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오늘은 그 천 번째 노트에 마침표를 찍은 날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 나 스스로 '그냥' 하고 싶어서 지속해온 일. 그냥 하다 보니 하지 않으면 뭔가 중요한 게 빠진 듯하여 하지아니할 수 없게 된 일. 그렇게 습관이 된 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여행을 떠나나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나. 피곤하나 기분이 업업 붕뜨나. 그 어떤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천일동안 한 가지 반복을 지켜왔다. 반복이 반복되어 반복에 무덤해지며 별다른 신경을 쓰고 있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노트 개수가 999를 나타내고 있어 문득 어라? 정도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노트 개수가 1,000이 되는 걸 보곤.. 내심 뿌듯하다. 자축할 일이다. 지난 천일동안 매일 무엇을 기록해왔던가.


일상에 대한 기록. 독서를 했는지 했다면 무슨 책을 읽었는지 내용은 뭐였는지. 외국어 공부는 했는지 했다면 어떤 언어를 무슨 내용으로 공부했는지. 요리를 했는지 또는 배웠는지. 운동은 했는지 했다면 무얼 얼마만큼 했는지. 그날그날 작은 도전과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도전은 무엇이었고 무엇을 배웠는지. 몇 시에 기상했는지. 아침, 점심, 저녁은 각기 무엇을 어디서 누구와 먹고 무슨 대화를 했는지 감상은 어떠했는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2015년 1월 전기, 가스 요금이 얼마였는지(주로 영수증 사진을 찍어둠). 어느 날 찾아온 보험컨설턴트가 무슨 이야기를 했고 어떤 상품을 소개했는지(주로 녹음해둠). 커피는 어느 회사 제품으로 몇 mL 정도를 마셨는지..



..이런 사소한 내용을 지난 천일동안 꾸준히 기록해왔다. 그래서 지난 천일을 돌아보면 내가 몇월 며칠 몇시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꽤나 선명하게 기억해낼 수가 있다. 사진과 글을 대비하자면 사진은 순간을 미분하고 글은 그것를 적분한다고나 할까. 기록을 통하면 과거의 기억들을 소상하게 음미할 수 있다. 느리고 선명하게 다가오는 기억들. 내가 그렇게 살고 있었구나. 내가 그렇게 '존재'했었구나. 기록이 소환하는 기억은 의외로 농도가 진하다. 


일상 외에 천일동안 꾸준히 기록한 것은 미래에 대한 것들이었다. 꿈을 꾸었는지 꾸었다면 어떤 꿈이었는지. 인생의 선언문 같은 게 떠올랐는지 떠올랐다면 그게 무엇이었는지. 장차 해보고 싶은 일 또는 직업이 있는지 있다면 그게 무엇이고 그 일을 위해 오늘 당장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나의 기록에서 중요한 점은 일상이 우선이고, 꿈과 목표는 차선이라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일상이란 이런거다. 아침 햇살을 마음껏 음미하다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정갈하게 차린 식사를 마치고 또 설거지를 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집안 청소를 하고 잠시 산책을 떠날 줄 알며, 아이스크림을 사서 집으로 돌아와 한숨 돌리다, 독서와 외국어 공부를 통해 천천히 조금씩 단단하게 성장하는 자신을 음미하고, 그러다 조금 지루할 땐 과감히 밖으로 나가 맨손체조, 줄넘기, 축구,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하고, 원하는 시간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등.


일상에 파묻혀있다가 가끔 고개를 들면 드는 생각이 있다. 아, 내가 이 맛있는 밥을 지금처럼 음미하지 못하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아, 이렇게 아내가 설거지할 때 나에게 청소기를 돌릴 여유 같은 게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아, 이렇게 데굴데굴 여유 부리다 아이스크림 산책을 떠날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 같은 생각들. 지금은 반대로 그 모든 걸 가지고 있음에 정말 감사하다. 건강함에 감사하고, 시간이 넉넉함에 감사하며, 마음이 여유로움에 감사하다. 그래서 나는 참 운이 좋다고도 하루에 몇 번씩이고 생각한다. 사실 이제는 더 이상 가지고 싶은 게 없을 정도이며, 단지 이 일상이 유지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님도 무한도전에 출연해 일상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살고 있던 아파트 1층의 어린이집, 맡겼던 아이를 늦게 데리러 간 날, 어두컴컴한 집 안에서 우르르르 나오던 종일반 아이들.. 그때 제가 대사로 썼던 게 '우리를 위해 열심히 사는 건데,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어' 지금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특별하게 크루즈 여행을 못 가거나 여행을 못 가서가 아니라 일상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고민..









그래. 일상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이 지속적으로 재미있으려면 조금씩 변화가 필요할 터. 그래서 언젠가 꼭 내 일상의 조각에 끼워 넣고 싶은 직업이나 되고 싶은 모습 같은 걸 생각해본다. 역사박물관의 일류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기도 하고, 소설가가 되고 싶기도 하다. 노래는 잘 부르는 것 같은데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게 없어 잘 놀고 싶은 날 잘 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꼭 악기를 배워 싱어송 라이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맛있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는 요리사도 되고 싶다. 


이런 변화를 상상하며 그에 따른 할 일을 일상에 정렬해두고 조금씩 천천히 단단하게 하나씩 실천하며 사는 건 무척 설레이는 일이다. 느린 연유로 다른 누가 눈치채지는 못하는데, 적어도 나만은 변화를 분명하게 알고 있으니 그 즐거움이 참 소소하며 담백하다. 자존감이 춤을 춘다면 그 느낌이 이러할까.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저는 제 일상이 너무 좋아요. 평생 이대로만 지켜내고 싶을 정도로. 그런데 나만 행복하면 안 되잖아요. 나만 좋고 함께 즐기는 사람이 없는 것, 그건 자위행위나 마찬가지죠. 함께 행복해야 돼요. 그래야 사랑이죠.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 모두가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내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세상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그걸 발견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제 소망입니다.


이런 기록들을 천일동안 꾸준히 작성해 온 나에게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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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자연휴양림 캠핑

2016.04.17 10:48 안단테 : 조금 느리게

2016. 04. 15. 


집에서 뒹굴거리다 자연을 만나고 싶어 급히 떠난 캠핑






도착과 함께 일몰이 시작되고..






아내와 전등 켜고 앉아 월남쌈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달빛 보며 멍 때리다..








달빛 쏟아지는 캠핑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앉아

좋은 책을 읽는 기분


새소리 선명하고

바람소리 선연하며


새바람 소리 실어나르는 

공기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앉아

좋은 책을 읽는 기분








아내는 조정래 작가님의 <한강>

난 마스다 무네아키씨의 <지적 자본론>










용인 자연휴양림

예약 필수 031-336-0044

https://www.yonginfores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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